‘2배’는 하루의 약속이지 기간의 약속이 아니다
레버리지 상품의 이름에 붙은 배수는 하루 단위 목표다. 기초 지수가 오늘 1% 오르면 오늘 2% 오르도록 맞춘다는 뜻이지, 한 달 뒤 기초가 10% 올랐을 때 20% 올라 있다는 뜻이 아니다.
여러 날을 보유하면 수익률은 더해지지 않고 곱해진다. 그래서 같은 시작점과 같은 끝점이라도 그 사이를 어떻게 지나왔는지(경로)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. 이 구조 자체는 음의 복리 글에서 다뤘다. 여기서는 한 걸음 더 나가 “그래서 실제로는 몇 배였나”를 숫자로 재는 방법을 다룬다.
실현배수 — 결과적으로 몇 배였는지 재는 자
정의는 단순하다.
실현배수 = ln(1 + 상품 누적수익률) ÷ ln(1 + 기초 누적수익률)
로그를 쓰는 이유는, 곱셈으로 쌓이는 수익을 덧셈 축으로 옮기기 위해서다. 그래야 20일 구간과 252일 구간처럼 길이가 다른 기간끼리도 “몇 배였나”를 같은 자로 비교할 수 있다.
이 자를 대면 상품 이름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일이 보인다.
실측: 같은 상품이 구간마다 다른 배수를 낸다
아래는 공개 종가(분배금 반영)로 직접 계산한 값이다. 기준일 2026-07-22(미국 상품은 07-21 종가 기준), 각 구간은 거래일 기준이다.
| 상품 유형(설계배수) | 20거래일 | 60거래일 | 252거래일 |
|---|---|---|---|
| 국내 지수 2배 (설계 2) | 2.29배 | 0.76배 | 1.69배 |
| 반도체 3배 (설계 3) | 3.77배 | 1.51배 | 2.17배 |
| 나스닥100 3배 (설계 3) | 3.58배 | 2.20배 | 2.12배 |
읽는 법은 이렇다.
- 60거래일 구간의 국내 2배 상품 = 0.76배. 기초가 약 +11.8% 오르는 동안 상품은 약 +8.9%에 그쳤다. 설계상 기대선(+23.6%)의 절반도 못 미쳤고, 기초 자체보다도 덜 올랐다.
- 20거래일 구간에서는 2.29배·3.77배로 설계배수를 넘었다. 짧고 한 방향으로 밀린 구간에서는 곱셈이 유리하게 작동한다.
- 252거래일에서는 다시 설계배수 아래로 내려온다. 1년이라는 긴 구간에는 오르내림이 여러 번 섞이기 때문이다.
즉 실현배수는 상품의 고정 속성이 아니라 구간의 성질을 비추는 거울이다. 같은 상품, 같은 자, 다른 답.
무엇이 격차를 만드는가 — 방향이 아니라 경로
격차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기초가 올랐는지 내렸는지가 아니라, 얼마나 자주 방향을 바꿨는지다. 이론적으로 일일 리밸런싱 상품의 기대 감쇠는 다음 형태로 근사된다.
감쇠 ≈ −0.5 × k × (k−1) × σ² × (기간/252) · (k = 설계배수, σ = 기초의 연율 변동성)
여기서 읽어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다.
- σ가 제곱으로 들어간다 — 변동성이 두 배면 감쇠는 네 배 방향으로 커진다.
- k(k−1)이 곱해진다 — 2배(2×1=2)보다 3배(3×2=6)가, 그리고 −2배(−2×−3=6)가 훨씬 크다. 인버스 2배가 구조적으로 가장 불리한 자리에 있는 이유다.
- 기간에 비례한다 — 오래 들고 있을수록 누적된다.
실측에서 위 근사와 실제 값이 정확히 맞지는 않는다. 보수·추종오차·기초와 추종 지수의 차이 같은 현실 요소가 더 있기 때문이다. 그 차이 자체가 관찰 대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— 이론은 방향을 알려주고, 실측은 크기를 알려준다.
이 숫자가 재지 못하는 것
실현배수로 잴 수 있는 것은 특정 과거 구간에서 상품이 결과적으로 몇 배로 움직였는지, 그리고 그 값이 설계배수에서 얼마나 벌어졌는지다.
잴 수 없는 것:
- 앞으로의 실현배수(구간을 바꾸면 값이 바뀐다)
- 어떤 상품이 더 우수한가(설계·기초·보수가 모두 다르다)
- 지금 사고팔 시점인지 — 이 글은 그 질문을 다루지 않는다
측정 방법 공개
- 자료: 공개 종가(분배금 반영 종가 우선), 상품과 기초를 같은 거래일로 맞춰 비교
- 구간: 거래일 기준 20·60·252일, 각 구간의 첫 종가 대비 마지막 종가
- 한계: 상품이 추종하는 지수와 비교에 쓴 기초 상품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다(국내 2배 상품은 선물 지수 추종, 비교 대상은 현물 ETF). 보수·세금·거래비용은 반영하지 않았다
- 갱신: 이 시계열은 매일 자동 축적된다 — 위 표의 값은 기준일 스냅샷이며 시간이 지나면 달라진다
이 글은 특정 종목이나 ETF를 사라거나 팔라는 이야기가 전혀 아니며, 어떤 상품의 성과를 전망하지도 않는다. ‘몇 배’라는 표기가 실제로 무엇을 약속하고 무엇을 약속하지 않는지 구분하기 위한 교육 자료다.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전적으로 본인의 몫이다.